합리적 정서행동 상담이론

합리적 정서행동 상담이론

1. 개요

합리적 정서행동 상담이론은 Alert Ellis에 의해 발전되었으며 인지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최초의 상담이론이다. 인간을 단순히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로 파악한 행동주의 상담이론과 달리 외부 자극에 대한 개인의 반응을 매개하는 신념 체계로 해석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행동주의 상담이론이 주를 이루었던 1950년대에 인지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행동주의 상담이론의 지평을 넓히고 인지행동 상담이론으로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현재 우리의 생활 속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하게 알고 자신을 바꾸어 더 합리적인 사고를 하도록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현명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합리적 정서행동 상담이론은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인지, 정서, 행동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인지가 핵심이 되어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합리적 이성에 근거하여 부적응적인 정서와 행동이 개선될 수 있음을 주장하며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기법을 내담자에게 맞게 적용한다.

Ellis는 인간의 고통은 그에 대한 생각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가정에 근거하여 부적응행동을 이해하는 개념체계인 ABC 분석을 통해 파악된 비합리적 신념은 논박을 통해서 효과적인 것으로 변화되고 그 결과 새로운 감정이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ABC가 부적응 행동을 설명하는 모델이라면 DEF는 상담 과정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 REBT의 ABCDEF 모델

A(Activating) 선행사건 : 일반적으로 어떤 감정의 동요,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사건

B(Belief system) 신념 체계 : 어떤 사건, 행위 등과 같은 환경적 자극에 대해서 개인이 가지게 되는 태도, 신념 체계 사고방식

C(Consequence) 결과 : 선행사건을 경험한 뒤 개인의 신념 체계를 통해 사건을 해석함으로써 생기는 정서적, 행동적 결과

D(Dispute) 논박 : 자신의 외부 현실에 대한 내담자의 왜곡된 사고, 신념을 논박하는 것 (B의 메시지에 의문을 던짐)

E(Effect) 효과 : 비합리적인 신념에 논박하거나 직면한 결과 (D 과정 질문에 대답함)

F(Feeling) 새로운 감정 : 상황에 적절한 느낌이 들게 되는 것

 

2. 상담기법

(1) 인지적 기법

비합리적 신념 논박하기는 REBT의 가장 핵심적인 치료기법으로 내담자의 비합리적 신념을 발견하여 논박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삶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신념을 지니고 살아가지만 이러한 신념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그 신념의 논리성, 현실성, 실용성에 대해서 의문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논박하기는 내담자의 삶을 부적응적인 것으로 몰아가는 비합리적 신념을 포착하여 바꾸는 기법이다.

논박하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상담자가 다양한 질문을 던지면서 내담자가 스스로 자기 신념의 비합리성을 깨닫도록 유도하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강의식 설명을 통해서 내담자의 비합리적 신념을 논박하여 바꾸는 방법으로 설명식의 논박법, 내담자의 비합리적 신념을 직접적으로 논박하기보다 그 신념을 과장하거나 우스꽝스러운 것으로 희화화함으로써 그 신념의 비합리성을 깨닫게 하는 풍자법, 내담자와 유사한 사건을 경험했지만 심각한 정서적 문제없이 살아가거나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승화한 사람들을 모델로 제시하는 대리적 모델링 방법이 있다.

이 밖의 인지적 기법에는 내담자가 상담 시간 외에 개인적으로 자신의 비합리적 신념을 찾아 논박하고 합리적 신념을 찾아보는 인지적 과제를 주는 방법, 독서나 교육적 활동을 통해 내담자가 자기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2) 정서적 기법

1) 합리적 정서 심상법

합리적 정서 심상법은 내담자가 문제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적절하고 건강한 정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눈을 감게 한 후 그에게 부정적 감정을 떠올리도록 한다. 내담자가 문제 상황을 충분히 떠올리면 그때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구체적으로 명명하게 한다. 다음으로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그 감정을 합리적인 수준의 건강한 부정적 정서로 바꾸도록 요청한다. 내담자가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면 서서히 현실로 돌아와 눈을 뜨게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고통스러운 감정이 어떻게 건강한 감정으로 바뀌게 되었는지 그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바꾸었는지 또는 어떤 속말과 대처방법을 사용했는지 등을 탐색한다.

2) 합리적 역할극

합리적 역할극은 내담자가 심리적 고통을 겪었거나 예상되는 상황을 상담자와 함께 역할연기를 통해 체험해 보는 방법이다. 상담자와 내담자는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기본적인 시나리오를 만든 후에 서로 역할을 맡아 상황을 재연한다.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 다양한 시나리오로 각색하여 여러 번 역할극을 할 수도 있으며 때로는 내담자와 상담자가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역할극을 할 수 있다. 역할극이 끝나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역할을 하면서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었는지를 질문한다. 이러한 역할극은 내담자가 자신의 비합리적 신념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담자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해 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3) 유머

내담자 중에는 자기 잘못을 지나치게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머는 내담자의 비합리적 신념을 극단적으로 과장하여 우스꽝스러운 결론에 도달하게 함으로써 그 어리석음을 익살스럽게 깨닫도록 하는 방법이다.

(3) 행동적 기법

사람들은 수치스럽게 여기는 행동을 스스로 비난하며 다시는 시도하지 않으려 한다. 수치심 깨뜨리기 연습은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되지만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으며 바보 같은 행동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연습을 통해서 내담자는 자기 행동에 대한 불안과 부적절한 느낌을 덜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밖에도 내담자가 특정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 보상하고 실패했을 때 벌칙을 주는 강화와 벌칙 기법, 내담자에 부족한 행동 기술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기술훈련, 겉으로 보기에 내담자가 상담을 통해 변화하고자 하는 모습과 반대로 행동해 보도록 하는 역설적 과제 등과 같은 다양한 행동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