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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의 판별
영재교육은 해당하는 영재성의 개념 규정, 규정된 개념에 기반을 둔 판별, 프로그램의 투입, 평가의 절차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판별은 영재교육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대한 변수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판별은 영재교육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대한 변수이다. 오류가 적을수록 영재교육은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판별 작업의 중심은 정확한 영재 선정에 있다. 영재임에도 판별되지 못하는 경우와 반대로 영재가 아님에도 영재로 판별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판별 지표 및 도구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아야 하고 판별 절차도 여러 단계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단계의 판별과정은 3단계로 구성되는데 1단계 선별 과정, 2단계 변별 및 판별 과정, 3단계 교육 프로그램으로의 배치과정이다. 1단계는 집단 지능검사와 교사의 지명, 관찰법 등을 병행하여 잠재성이 보이는 학생을 일차적으로 선별하는 과정이다. 2단계는 각 영역 전문가와 교육학자, 심리학자 등이 중심이 되어 더욱 전문적인 판별을 하는 단계이다. 3단계는 1, 2차 단계를 거쳐 온 영재를 교육 프로그램에 배치하고 학습 과정과 결과를 관찰 평가하는 단계이다. Renzulli는 일회적인 영재 판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삼부 심화학습 모형을 제시하였다. 그의 모형은 판별 도구임과 동시에 영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모형은 영재를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안내 지침을 제공한다. 주로 초등학생에게 실시되었으나 중등 연령의 학생에게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모형이다. 삼부 심화학습 모형은 영재에게 학습 선택의 자유와 개별화 교수의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 원리로 삼으며 모든 영재교육에서 이러한 학습 환경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Renzulli는 영재가 1, 2단계의 준비과정을 통해 본격적인 탐구활동인 3단계로 진행할 수 있도록 교사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 판별모형의 가장 큰 장점은 각각의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상호 넘나들 수 있는 장치를 두어 현재의 단계가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거나 다음 단계로 뛰어넘기를 원하는 경우 영재에게 가장 적합한 단계를 제공하도록 개발된 점이다. Renzulli의 삼부 심화학습 모형은 영재선정 범위를 넓혀 줌으로써 소외될 수 있는 영재를 판별하거나 영재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거부감을 낮추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1차선별시 전체 학생 중의 15~20%를 선정한다는 점은 사회-경제적 여건으로 인하여 지금까지 관심을 받지 못한 숨은 영재에게 영재 선정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가치가 있다. 기존의 영재 설정범위는 전체 대상 중 2% 이내였다. 그러나 국내 상황을 보면 2% 내의 영재 중에서 학습된 영재가 전혀 없다고 속단할 수 없으며 나머지 98%에 해당하는 대장 중에서 잠재 능력을 지닌 대상이 전혀 없다고도 볼 수 없다. 결국 Renzulli의 판별모형은 우리가 지금까지 간과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관한 통찰과 함께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준다. 하지만 판별 기간이 너무 길며 그로 인한 재정적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 또한 지니고 있다. 현재 국내 영재학교의 경우 1차 선별 이후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2박 3일의 합숙 활동을 통하여 양적 평가 및 전문가 관찰지에 의한 질적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문항의 타당도와 신뢰도가 확보된 객관적인 영재 판별 도구와 Renzulli의 판별모형을 적절히 융합한 판별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시-도교육청 산하 영재교육원 및 영재학급 내의 선발은 교사 관찰추천제로 진행되고 있다. 기존 선발 방식은 4차의 다단계로 주로 일회적인 지필평가를 통해 대상자를 가려내었고 그 과정에서 선행 학습된 영재를 중심으로 최종 교육대상자가 선발되었다. 상대적으로 교사 관찰추천 방식은 추정 영재의 담임교사 혹은 영재 담당 교사가 비교적 장기간의 관찰을 통해 학생의 영재성을 가려내는 방식을 의미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교사의 관찰추천 및 학교 자체 내에서 구성된 학교추천위원회, 영재교육 기관별 영재선정심사위원회가 최종 대상자 선발에 개입된다. 교사 관찰추천 과정 1단계에서는 잠재 영재군을 형성한다. 이는 영재 선정의 범위를 넓히고 영재에게 내재한 잠재성에 초점을 둔 선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잠재 영재군의 형성을 위해 각 학급의 담임교사 및 교과 담당 교사는 학교생활 중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학생을 선정한다. 교사에 의하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학생이 잠재 영재군을 형성한다. 담임교사 및 교과 담당 교사는 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의 꾸준한 관찰을 수행한다. 이들의 관찰추천 자료는 학교추천위원회의 영재 담당 교사에게 전달되며 다음 단계의 대상자 선발을 위한 평가 준거로 활용된다. 2단계에서는 담임교사 및 영재 담당 교사가 1단계에서 선별된 잠재 영재군을 대상으로 보다 정교하고 세밀한 관찰을 수행한다. 교사 관찰추천제의 2단계 선별과 기존 선별 방법과의 차이점은 장시간에 걸친 관찰평가의 결과에 초점을 둔 점과 다면적인 자료를 활용한 점이다. 교사 관찰추천 선발 과정의 1, 2단계에서 선별된 잠재 영재군은 학교 소속 교사, 영재 담당 교사,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학교추천위원회의 평가 결과에 따라 할당 인원에 맞추어 최종 선발된 후 해당 영재교육기관에 추천됨으로써 3단계 판별 단계에 진입한다. 3단계부터는 영재교육기관에서 판별을 수행한다. 1, 2단계의 선별을 거쳐 영재교육기관에 추천된 잠재 영재는 각 영재교육기관이 지정한 날짜에 지정된 장소에 모여 기관에서 제시한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3단계 과정의 판별을 받고 3단계를 거쳐 판별된 영재는 4단계의 최종 면접 및 교육적 배치를 받아 영재교육 대상자로 최종 선정된다. 교사 관찰추천제의 주된 목적은 기존의 영재성 선정 범위를 넓히고 보다 넓은 범위의 잠재 영재군에게 영재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영재선정의 범위를 넓힌다는 것은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및 열악한 가정환경으로 인하여 지금까지 영재 판별의 첫 단계부터 배제되었던 소외된 추정 영재에게 영재교육 수혜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와 같은 교육적인 취지가 국내 영재교육의 현실에 제대로 반영되기에는 현실적인 제한점이 많다. 새로 도입된 관찰추천 판별 방식이 소외된 잠재 영재에게 얼마나 교육 기회를 실질적으로 줄 수 있는지 과연 관찰추천 방식이 사교육을 통한 학습된 영재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는 영재교육 판별이 지닌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가 기관의 확고한 의지가 교육적 현실 속에서 빛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시적인 정책 위주의 투입보다는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영재 판별에 대한 전문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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